회색 망토를 두르고 무릎을 꿇은 여성 (발리 노이칠)
수채화로 그려진 생동감 있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에곤 실레의 연인이자 모델이었던 발리 노이칠이다. 그녀의 붉은 머리와 발그레한 뺨이 짙은 회색 망토와 대조를 이룬다. 망토의 주름에 마치 위에서 빛이 떨어지듯 명암 효과를 주어 질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발리는 1911년부터 실레의 모델이 되었고, 누드 드로잉 등 많은 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실레는 중산층 집안의 딸 에디트 하름스와 결혼을 결심하면서 1915년 발리와 헤어졌다.